염증성 장질환 이야기

안전한 수면내시경 검사법

문누가 2008. 2. 3. 18:38

안전한 수면 내시경 검사법

 

 

 

 

건강을 위해서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최근 내시경 시술의 발달로 조기에 치료 내시경 시술을 시행하여 큰 수술을 피할 수도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내시경 검사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검사가 아니고, 혹시 검사 후 결과가 좋지 않을 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요즘에는 수면 내시경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시술이 다 그렇듯 수면 내시경 검사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뉴스를 보니 수면 내시경을 받다가 숨진 분도 있다고 하고, 수면 내시경 도중 대장 천공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과연 수면 내시경을 받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수면 내시경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남들은 수면 내시경을 얼마나 받을까?

국내에서 수면 내시경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 지에 대한 통계 자료는 정확히 없다. 미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내시경이 수면 내시경으로 이루어 진다고 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통계를 보면 내시경을 받는 분들의 대략 40~50%정도가 수면 내시경을 선택하고 있다.

 

2.       수면 내시경은 수면 상태에서 받을까?

수면내시경 "자고나면 검사끝" 이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런 기사들을 읽고 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수면 내시경이 수면상태에서 이루어 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면 내시경은 수면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면 내시경에 대해 정확히 이해 하려면 어떤 약물을 사용하느냐를 알아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수면 내시경은 2가지 종류의 약물로 수면 내시경을 시행한다. 첫째는 마취제이고 두번째는 진정제이다.  마취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은 마취상태에서 진행된다. 정맥주사용 마취제를 주입하여 마취상태를 유도한 후 내시경을 시행하므로 수검자는 그야말로 아무 고통도 없고 기억도 전혀 나지 않는다. 검사 후 수검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수면 내시경 유도 약제 이다.   진정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은 가수면상태에서 검사가 진행된다. 완전한 수면 상태는 아니므로 의사와 수검자 사이에 대화가 가능하고 의사 표현도 가능하다. 따라서 검사도중 불편감이나 고통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매우 진정된 상태에서 검사가 진행 되므로 검사 받기가 쉬워지고, 검사 후 한 숨 자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 약물의 특징 때문에 수검자들은 검사 도중이 기억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마취제와는 달리 진정제의 경우 사람에 따라 검사의 전 과정을 기억할 수 있는 분들도 있어서 만족도는 조금 떨어진다.

 

3.       수면 내시경은 왜 필요할까?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신 분들이면 모두 공감 하겠지만 아무리 검사가 잘 끝나도 힘들고 어렵다는 느낌이 남는다. 다음에 어떻게 이 검사를 또 받을까 걱정스러울 것이다. 만약 검사 도중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거나 하는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해서 검사 시간이라도 길어진다면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따라서 이전에 내시경 검사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 경우, 장시간의 내시경 시술이 필요한 경우, 혹은 치료 후 경과 판정을 위해 여러 번 반복적으로 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경우, 자극에 너무 민감하거나 검사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경우는 수면 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수검자들이 검사 도중 너무 고통스러워 하거나 힘들어 하면 정확한 검사도 어렵고, 의사가 충분한 시간 동안 검사를 시행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수면 내시경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       마취제를 이용한 수면내시경과 진정제를 이용한 수면내시경 중 어떤 것이 좋을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검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마취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이 만족도 가 훨씬 좋다. 마취 상태에서 검사가 이루어지므로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사 부위가 아플 수 있고, 약제가 잘 못 주사되어 혈관 밖으로 주사될 경우 주변 조직이 손상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저혈압이나 저산소증, 무호흡증 등에 의해 급사가 일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001년도에 발표된 미국내시경학회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마취제를 사용한 수면 내시경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시술의사와 내시경 시술을 보조하는 간호사 외에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마취과 의사 혹은 숙련된 간호사가 함께 입회한 자리에서 내시경을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숙련된 의사와 간호사가 시술 하는 경우 다른 의사나 간호사의 도움 없이도 안전하게 시술 할 수 있었다는 보고들이 있지만 숙련된 의사와 숙련된 간호사의 기준이 모호하므로 매우 주의하여 내시경을 시행해야 한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내시경 도중 사망한 예 들이 마취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 도중 발생한 무호흡증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수면 내시경 도중 대장 천공등이 일어나는 원인도 마취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지 않으므로 의사들이 무리하게 검사를 진행할 여지가 있어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뉴스에서 보도된 통영의 수면내시경 후 성추행 사건의 경우도 마취제를 이용한 내시경을 시행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마취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피해자들도 전혀 느끼거나 저항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 약제의 경우 과량 투여 시 해독제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진정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의 경우 수검자가 느끼는 만족도는 조금 떨어질 수 있으나 보다 안전하게 검사가 이루어 질 수 있다. 진정을 유도하는 약물의 경우 무호흡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낫고 과량 투여 시 해독제가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진정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의 경우 가수면 상태에서 검사가 이루어지므로 검사도중 불편한 증상을 표현 할 수 있으므로 의사가 무리하게 검사를 진행하여 합병증을 일으킬 확률도 매우 낮다.

따라서 간혹 검사 후 검사 도중 불편감이 기억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진정제를 이용한 수면 내시경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한 검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5.       수면 내시경을 받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을까?

수면 내시경은 앞서 말씀드린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저혈압과 저산소증이다. 따라서 고령자나 임신 수유부, 심부전이나 서맥 등의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호흡장애를 초래하는 폐질환이 있는 경우 그리고 약제에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피하거나 매우 주의해서 검사하는 것이 좋다. 그 중 절대적인 금기증은 매우 고령인 경우, 임산부, 심한 간경화가 있는 경우, 쇼크 상태 등이며 특히 이전 검사에서 진정제를 투여 한 후 오히려 더 흥분상태로 빠지는 역설적 반응이 있었던 경우에도 검사를 시행해서는 안 된다.

 

6.       수면 내시경 후 주의사항은 무엇인가?

수면 내시경을 통해 잘 검사를 받으셨다면 검사 후에 몇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진정제를 이용한 수면내시경을 받으셨다면 검사 당일 술을 마시면 안된다. 예측할 수 없는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검사 당일 자동차 운전은 사고 유발 위험이 있으므로 금하도록 하고, 위험한 기계 조작도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중요한 회의 계약과 같은 중요한 결정을 요하는 업무는 추후 기억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7.       안전한 수면 내시경을 받으려면

첫째, 검사를 받기 전 주의 사항을 꼼꼼히 체크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의 병력이나 복용 중인 약물 등 특이 사항을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둘째, 내시경의 경험이 많고 원칙에 충실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수면 내시경 도중 수검자의 상태를 확인 하기 위한 모니터링 장비와 충분한 회복실을 갖추고 있는 병원이 좋다.

셋째, 경험 많은 내시경 의사를 찾으려면 공인된 학회에서 인정한 내시경 전문의를 찾으면 도움이 된다. 대한 소화기내시경 학회와 대한 대장항문학회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내시경 시술 경험이 있는 의사들에게만 엄격한 시험과 심사를 거쳐 내시경 전문의 자격을 인증하고 있다. 따라서 내시경 전문의에게 내시경을 받는 것도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수면 내시경은 의식이 있는 진정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내시경을 받는 분들이 검사 종료 후 많이 고통스럽지는 않았어도 의식이 존재했다는 이유로 수면내시경이 잘못되었다며 거세게 항의하는 경우가 있어서 매우 난처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하고 안전한 검사를 위해서는 수검자의 협조가 필요하고 협조가 가능한 상태에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검사를 받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