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이야기

좋은 약, 잘 알고 먹기 (1)

문누가 2010. 2. 6. 12:55

좋은 약, 잘 알고 먹기 (1)

 

 

                 

                                             

염증성 장질환 환우들은 염증을 조절하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약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있어서 본인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왜 복용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번 호부터 몇 차례에 걸쳐서 여러분들이 주로 사용하고 계신 약물들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첫 번째 내용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의 기본적인 약제인 항염증제(아미노살리실레이트)에 대해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항염증제의 원조 설파살라진

설파살라진 (살라조피린, 조피린)은 1930년 대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약물로 처음 소개되었다가 나중에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에 사용하게 된 약물입니다.

 

설파살라진은 설파기에 5-ASA로 알려진 아미노살리실레이트가 붙어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장에서 장내 세균에 의해 설파기와 아미노살리실레이트로 분해 되면서 비로소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설파살라진은 장내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주로 대장에 있는 염증에 효과가 있으며 소장의 염증에는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그리고 치료에는 별 관련이 없는 물질인 설파기가 약물의 운반을 담당하게 되므로 설파기에 앨러지가 있는 분들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설파기에 앨러지가 없는 분들도 이 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여러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게 되는데 보통 약 30%의 환자에서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하게 됩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두통, 구역질, 신물 오름, 가슴 쓰림, 소화불량, 식욕저하 및 햇볓에 쉽게 타는 광과민성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발열, 발진, 근육통, 관절통, 간기능 악화, 빈혈 등이 있고 남성의 경우 정자수 감소에 의한 불임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것은 약을 몇 달 중단하면 완전히 회복됩니다.  설파살라진은 소변을 통해 배설되어 소변색이 짙어질수 있으나 해롭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작용이 적은 항염증제 메살라진

설파살라진이 궤양성 대장염과 대장에 국한된 크론병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나 여러가지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되자 이를 해결하려는 여러가지 노력이 있었습니다.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부분은 아미노살리실레이트이고 부작용의 주된 부분이 설파기에 있으므로 아미노살리실레이트만을 병변 부위에 전달하고자 여러가지 형태의 약제들을 개발하게 되었고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약제가 되었는데 이것이 메살라진입니다.

 

이런 새로운 약제에는 콜라잘, 펜타사, 아사콜, 살로팔크 등이 있습니다.

콜라잘은 설파살라진과 같이 아미노살리실레이트를 운반하는 운반체를 이용하여 장내세균에 의해 분해되어서 약효가 나타나지만 운반체가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며 특히 대장에 주로 작용하여 대장에 국한된 염증에 유효한 장점이 있습니다.

아사콜과 살로팔크는 약제를 싸고 있는 피막이 중성인 상태에서 약이 방출되도록 설계된 약으로 주로 회장에서부터 약이 방출되어 회장과 대장에 작용합니다.

두 가지 약제의 차이는 용량에 차이가 있어서 필요한 용량에 따라서 약을 선택하게 되며 간혹 아사콜이 대변에 섞여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으나 이런 경우에도 약은 다 방출된 상태로 약을 싸고 있는 피막만 배출된 것이므로 약효에는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펜타사는 작은 과립을 뭉쳐놓은 형태로 금방 물에 녹고, 입에 머금고 있으면 1-2초 내에 작은 알갱이로 변합니다. 이런 과립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서서히 약이 방출됩니다. 따라서 펜타사는 물에 녹여 먹어도 무방하지만 씹거나 쪼개서 복용해서는 안됩니다. 시간에 따라서 배출되기 때문에 소장전체를 포함하여 작용하는 장점이 있어서 주로 크론병의 염증을 조절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최근에 개발된 약제들은 부작용 발현율이 매우 낮고 임신중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간혹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장의 불편감, 무른 변이나 설사, 소화불량, 발진 등이 발생할 수도 있고 메살라진 제제의 경우 탈모 등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설사의 경우 소장에 수분 분비가 많아져서 발생하게 되며 이런 경우 대장에만 작용하는 약제로 변경하여 사용하면 수 일 내에 소실됩니다.  설파살라진에서 문제가 되었던 남성의 불임에 대한 부작용도 최근에 개발된 제제에서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메살라진의 경우 일부에서 신독성을 일으킬 수 있고, 드물게는 췌장염, 간염, 대장염의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약 3~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염증제의 제형

이런 항염증제에는 경구약제와 좌약 그리고 관장액과 같은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약제를 선택할 것인가는 보통 염증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가와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좌약이나 관장액과 같은 경우 마치 피부에 바르는 연고 같아서 직접 조직에 작용하여 약효를 나타내게 됩니다.  따라서 직장에 염증이 있는 경우 좌약이 유효하고, 직장을 넘어서 좌측결장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관장액이 유효합니다. 그 이상의 경우에는 경구 약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때로는 경구약제나 좌약 단독으로 치료하는 것 보다 병용해서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있어서 아미노살리실레이트 제제는 경도나 중등도의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의 치료에 있어서 효과적이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약물의 꾸준한 복용은 염증성 장질환을 안정시켜서 재발과 악화의 빈도를 감소시키고,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므로 가장 기본적인 약제인 항염제를 복용하는데 소홀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을 복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다면 담당선생님과 상의하여 가장 적절한 복용 횟수나 제형을 변경해 보는 것도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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