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똥' 이야기

똥 이야기를 시작하며

문누가 2008. 1. 21. 21:20

누구에게나 '똥'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말이다.

또한 '똥'은 다른 말 앞에 붙어서 '가치가 없다'는 의미를 가진다.

별 가치가 없는 잡종개를 '똥개'라고 부르거나 형편없는 물건이나 낡아빠진 것을 '똥통'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예로 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이 '똥'을 매우 귀하게 여겼다.

이 '똥'은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 너머의 잔치집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똥은 항상 자기 집에서 누었고, 혹시 너무 급해서 산 중에서 볼 일을 보게 되면 그 '귀한'똥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요즈음의 우리의 생활을 돌아 보아도 이 '똥'은 귀하기 짝이 없다.

비록 지금은 농사에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지도 않고 별 쓸모가 없어보이지만 이 '똥'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란 실로 대단하다.

만약 일 주일 동안 대변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해보자. 그 불편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설사 일 주일 만에 대변을 본다 하더라도 그 단단함으로 인해 느껴지는 항문의 고통은 그곳 뿐만이 아니라 내 마음도 찢어지는 아픔이 따른다.  반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에가서 일을 보아야 한다면 또 어떨까? 그 일이 만약 출근시간이나 등교시간에 벌어진다거나 버스나 지하철에서 벌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지면서 몸은 비비 꼬이고 배는 아파오고...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러다가 미처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수'를 해버리고 만다면 그 것이 미치는 정신적 충격은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며 정말 안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누구나 한 두번쯤은 설사를 경험하기도 하고 변비를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일이 자주 반복된다면 정말 난감하고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단 이런 것은 개인적인 영역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이런일이 반복 될수록 사람과의 만남을 갖는 시간이 부담스러워 질 수 있고 여행이 두려워지며 결국 사회생활에 장애를 받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찮은것 같은 '똥'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하찮게 여기던 '똥'을 이제 부터는 귀하게 여기자.

그 귀한 '똥'을 잘 알고 잘 다루도록 하자. 그래야 내 생활이 편하고 이 나라가 편해진다.

그래서 똥은 '귀한 똥'이다.

똥, 똥, 귀한 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