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이야기

과민성 장 증후군, 신경성인가 과민성인가?

문누가 2008. 1. 21. 22:30

"나는 평소에 장이 좋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병원에 가보아도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그저 '신경성'이라면서 그 증상을 무시하라는 말만 되풀이해서 듣는다는 것이다.

과연 평소에도 좋지 않은 장을 가진 사람들은 다 '신경성' 환자들일까?

 

그런데 좀 생소하긴 하지만 '과민성'이라는 말도 들어본 것 같다.

그런데 '신경성'과 '과민성'은 다 그게 그거 아닐까?

하지만 이 두가지 말속에는 풍기는 뉘앙스가 다른 점이 있다.

 

우리가 보통 '신경성'이다 라고 말을 할때는 약간의 '꾀병'끼를 동반한다는 의미 이다. 즉, 별것도 아닌데 너무 신경쓰는거 아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신경성'이라는 말에는 환자가 느끼는 그 고통스러움이 완전히 무시되는 경향이있다.

'신경성'은 신경만 안쓰면 되는것이니 당연히 어떤 처방도 없고 환자의 증상은 완전히 무시되며 환자의 호소역시 무시된다. 그래서 환자들이 병원에서 몇 번 이런일을 겪고나면 병원에 가기를 꺼리게 되고 그렇게 되다가 나중에 다른 문제가 발생해서 꼭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도 그냥 '신경성'이겠지 하고 넘기다가 큰 불행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과민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이와는 좀 다르다.

'과민성'이라는 말은 어떤 자극에 대해서 민감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여자들이 화장품을 A회사에서 B로 바꾼뒤로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다고 할때 피부가 예민하다는 말을 하는것과 마찬가지이다. 남들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과민성'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따라서 절대 꾀병이 아니라는 말이다. '과민성'이라는 말 속에는 환자의 증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의미와 환자의 증상은 반드시 조절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우리의 장을 '과민'하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가 있다. 자극적이거나 향신료가 많이들어가 인스턴트 음식이 넘쳐나고 우리나라 전통적인 음식대신 기름진 서양식 식단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또한 사람과 사람사이에 혹은 집단과 집단 사이에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는 우리의 장을 피곤하게하고 과민하게 만든다.

 

평소에 늘 좋지 않았던 장. 신경성일까 과민성일까?

생활하기에 불편할 정도로 본인을 힘들게 했던 복통과 배변습관의 변화, 가스 팽만, 소화 불량 등의 여러 증상들이 과연 무시해도 될 '신경성'적 증상이었을까?

연구에 따르면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가진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만성질환인 당뇨병을 가진 환자들과 비슷할 정도로 좋지 않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들은 단순히 '신경성'의 꾀병으로 치부 할 것이 아니라 '과민성'의 증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해결 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